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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이런저런이야기

피부과 이야기 (쥐젖제거후기-긴글 주의)

by JoyDream 2022. 11.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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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아.. 일단 한숨 한번 뽑고 시작하자.

 

캐나다에서 지내던 시절, 한국 들어가면 해야할 것 리스트에 

높은 우선순위를 차지하고 있던 항목이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쥐젖제거!

언제부턴가 오른쪽 목에 지저분하게 뭔가가 나기 시작했고 그게 바로 쥐젖이었는데

처음엔 이게 물이 달라져서 그런건가 하고 생각했지만 쥐젖이 나는 주원인은 다름아닌 노화라고.

ㅠ_ㅠ

 

어쨌든 티셔츠를 입으면 목라인 살짝 걸치는 정도 쯤 위치에 모여있었는데

여름에는 목이 더 드러날 수 밖에 없어서 신경이 쓰여 한국가면 제거해야겠다 싶었다.

그런데 캐나다에 있을 땐, 이게 점점 번지는것처럼 보이더니,

한국에 들어온 후, 시간이 지나면서 희한하게 좀 상태가 나아진것 같은 느낌?

추후 찾아보니 점처럼 납작하게 보이는건 편평사마귀 라는것을 알게되었다.

 

어쨌든 피부과에 가면 쉽게 제거가 된다고 했지만

어느 병원으로 갈까만 내내 생각하다 결국 병원에 가지 않았는데

셀프 자가격리생활을 이어가다보니 외출할 일이 없어 필요성을 못느끼기도 했다.

(한국와서 정말 좀 나아지기도 했고!)

 

사실, 최근 본 유튜브에서 사과식초를 물에 희석하여 바르면 쥐젖이 제거된다는 영상을 보았다!

나에게 마침 애사비도 있었던터라 당장 실행해보았는데 화장솜에 뭍혀 테잎으로 고정시켜야 하는데

내가 가지고 있는 의료용테잎으로 붙여봐도 화장솜이 젖어서 그런지 고정이 되지가 않아서

밤에 붙이고 자라고 하는데 한두시간쯤 얹어놨다가 자기전 끝내는 식으로 며칠밖에 하지 못했다.

그런데 느낌적인 느낌인지 정말 효과가 있는 것 같아서 신나서 언니와 엄마에게도 자랑하고 ㅋ

 

그러다 갑자기, 캐나다 갈 날을 결정하고 나니 마음이 급해지면서

미뤄뒀던 미션들을 하나씩 처리해 나가야 했는데 이것도 그 중 하나였어서

식초 발라서 어느 세월에 이게 완전히 깨끗해지겠나 싶어

한국을 떠나기전, 한국의 발전된(?) 의료시스템을 누리고 갈 생각으로 집근처 피부과를 알아봤다.

두피관리 도 내가 미뤄둔 숙제 중 하나였는데 관리를 마치고 근처 피부과전문의가 있다는 시내의 병원을 방문했다.

쥐젖은 집 근처 병원에서 처리할 생각이었지만 다른 피부과 진료를 볼 생각으로 방문 후 진료를 보면서

쥐젖과 편평사마귀가 있는데 제거가 쉬운건지 문의했는데

선생님께서 슬쩍 보시곤 편평사마귀는 많지않고 쥐젖이 대부분인데 정확한 구분은 어렵다고 말씀해주셨고

비용은 하나 제거하면 12000원+시술비 만원 이지만

10개, 20개 이렇게 갯수가 많아질 수록 단가가 8천원, 7천원 이렇게 내려간다고 하셨다.

 

난 사실 건강검진도 예약해둔 상태라 갑상선초음파를 생각하면

검진 이후에 시술을 하는 것이 낫지 않겠냐고 했는데

선생님께서 일주일 후라면 충분히 갑상선초음파 가능하다고 당장 시술해도 된다고 하셨다.

 

근데 여기서 이후 이슈가 될만한 내용이 등장하는데

몇개를 제거할 지는 제거해봐야 안다 라고 하신것. 

지금 몇개 라고 해도 막상 제거할 때 제대로 보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사실 내 눈에 거슬리는 아이는 10개 이하였는데

선생님이 보고 제거한다면 한 20여개쯤 될 수도 있을꺼라고만 생각해서 

내가 생각했던 10만원대의 비용이 나올꺼라고 생각하고

남은 시간도 많지않은데 그냥 바로 진행하기로 결정해버렸다.

 

사실 여러 힌트들을 미리 파악했어야 했는데

시내의 완전 핫스팟에 위치한 피부과전문의 병원에 

대기하는 사람이 한명도 없었다는 것. 

난 사실, 내가 시간대를 잘 맞춰왔나보다 마침 사람도 없으니 시술하기 좋겠네

하고 희망적으로만 생각했는데 사람이 없는 것에는 다 이유가 있었던 것 같다.

 

마취크림을 바르는데 난 목의 오른쪽 부분만 생각했고,

왼쪽엔 눈에 띄는 큰 점 하나를 같이 뺄 생각으로 그 점에도 마취크림을 발라달라고 했다.

간호사님께서 원장님이 어디까지 빼실 수 알 수 없기 때문에 일단은 

왼쪽에도 전체적으로 다 바르겠다고 하셨다.

(근데 사실 시술할 때 선생님은 마취크림을 발랐든 안발랐든 상관없이 그냥 맘껏 레이저를 쏘심 ㅋ)

이 때도 조금 놀랐던 한가지는, 레이저 시술을 하는데, 그것도 목 아래쪽 제거를 위한 것인데

따로 가운 같은걸 주지도 않아서 그냥 내가 입은 옷을 내려 마취크림을 발라서 

조심한다고는 했으나 결국 셔츠에 마취크림 얼룩이 생김 ㅠㅠ

 

마취크림 바르고 대기하면서 의사선생님이 준비하신 슬라이드 화면에 선생님 목소리로 녹음하여 만든

정성스런(?) 동영상을 통해 점 등을 빼는 CO2 레이저 시술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많이들 알고있는 시술 이후 관리에 대한 내용이었고, 듀오덤 같은 재생테이프는 약국에서 사서 붙이면 된다고 했다.

1년 내 재시술에 대한 내용이 있어 (어차피 난 1년 내에 한국에 올 일이 없을것이니 상관은 없지만)

간호사님께 혹시 재발하면 1년대 재시술이 맞는지를 물었고 간호사님이 그렇다고 하셨다. (근데 아니었음 ^^;;)

 

30분 정도 대기후, 전혀 마취가 된 느낌이 없는 채로 레이저룸으로 안내되었다.

난 최소한 선생님과 이부분을 빼주세요 이런 얘기는 하고 시작할 줄 알았는데

일단 나는 선생님을 만나기 전, 눈이 가려졌다. 이때부터 불안함 직감이 시작되었는데

선생님이 오셔서는, 아~ 생각보다 많네요! 하시면서 

큰거 위주로 제거할지, 전체적으로 제거할 지 물어보셨다.

 

일단 여기서 나의 후회포인트.

다시한번 갯수에 대한 확인을 하고 들어갔어야 했는데

난 내 기준으로 짐작하고 전체적으로 하겠다고 대답한 것이 화근이었다.

선생님이 엄청난 속도로 하나, 둘, 셋 세어나가시며 하시다가

갑자기 100개 넘어가면 하나당 4000원에 해주시겠다는 얘기를 하셨다.

엥? 100개요? 100개가 넘을 수도 있나요? 라고 난 당황해서 되물었다.

선생님은 보통 하다보면 100개 넘는 사람들이 많아서 그렇다며

지금 벌써 26개 했다 라고 하셨다.

 

이 때 나의 두번째 후회.

그때 이미 내가 생각했던 문제지역(?)들을 훑으신 상태였기 때문에 

그때라도 선생님을 stop(?)시키고 정확히 의견을 전달했어야 했다.

나는 그럼 크기가 작은 것들은 나중에 커지는 것인지를 물었는데

선생님이 그렇다고 한번에 같이 제거하는게 좋다고 하셨다.

(그러고보니 진료실에서도 한번 할때 다같이 해서 낮은 단가로 제거하는게 좋다는 얘기도 하셨었다)

 

난 왜 뭐에 홀린듯 그렇게 선생님의 결정에 따라갈 수 밖에 없었나 추후 생각해보니,

난 레이저룸에 누워 눈을 가린채 카운트를 외치는 선생님의 리드를 따라갈 수 밖에 없었던

(사실 숫자 세시는 데 골몰하고 계셔서 중간에 말을 걸기도 어려운 느낌? -_-)

그땐 어떤 걸 제거하고, 그게 몇개가 되는지 라는건 내 권한 밖의 일이었던 것처럼 느껴졌다.

나는 끝도 없이 빠르게 카운트가 올라가는 그 상황에서 배드에 가만히 누워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4천원 100개면 40만원?? 

내 걱정을 비웃듯, 100개까지 가뿐히 다 완주하신 선생님은 

너무 작은 건 안하고 넘어갔다고, 이후에 하는건 서비스로 해주시겠다며 

귀 뒤쪽과 헤어라인 근처까지 내 살을 지졌다.

(근데 이게 100개 전이었는지 후였는지 잘 기억 안남.

물론 마취크림 안바른 곳이었지만 이미 그전에도 생살을 지진곳이 많았고, 

마취크림 바른 곳이나 안 바른 곳이나 따끔함의 차이도 없었던것 같다;; 

그러고보니 레이저 시술 시작할 때 선생님이 아프냐는 말도 안물어보셨네 ㅋㅋ)

 

다 끝나고나서 선생님이 120개 정도 한 것 같은데 100개만 3500원 받겠다 하시고 

시술은 종료되었다. 

난 정신을 차리고 혼자말처럼 간호사님께 큰 것만 할껄 그랬다며 뒤늦은 후회를 시작했다.

그나마 40에서 35로 5만원이라도 내려간 것에 안도해야했나? 

마치고 나와 거울을 보니 나의 온 목 전체가 빠알갛게 부어있었다. ㅠ

 

집에 와서 다시 거울을 보니 피딱지 같은 것들이 앉으면서 더 흉측해보였다.

난 사실 감정이 좀 늦게 오는 편인데

피부과에서 나와서 집에 오면서 점점 나는 억울한 감정이 올라왔다.

의사선생님 말씀처럼 이건 미용시술이고 의료치료가 아닌데,

환자가 원하는 대로 진행을 해줘야 하는 것이 아닌가?

최소한 시술을 시작하기 전에 어떤 확실한 안내와 합의가 있었어야 했는데

병원에서 난 그 결정권을 분명 선생님께 도둑맞은 기분이었다.

 

그래, 100개도 넘게 뺐으니 돈을 많이 낼 수도 있다. (중간에 여기 했었나? 이러면서 하셔서 더 불안 ㅎ)

하지만 최소한 그건 전적으로 환자의 선택이었어야 한다는 것이다.

병원에서 준 재생연고를 바르면서 난 또한번 분통이 터졌는데

아니 거울을 보면서 바르려고해도 도저히 잘 보이지도 않는 귀 뒷부분까지

도대체 왜 제거가 필요했었냐는 말이다.

선생님은 100개를 채웠으니(?) 서비스라는 단어로 내게 조금의 만족을 더 얹어주시려고 했는지는 모르나,

난 그저 내 눈에 거슬리는 일부 병변들을 제거하길 원했을 뿐,

이전에 찍어놓은 사진을 아무리 봐도 도대체 뭐가 있었던 건지 알 수없는,

레이저룸 환한 라이트 아래에서만 보였었을 내 목의 닭살과 구분도 안됐을

그냥 괜찮았던 부분들까지 건드리고 싶지는 않았다. ㅠ_ㅠ

 

너가 쥐젖제거한다고 했으니 난 쥐젖으로 보이는 모든걸 제거했어 

라고 얘기하실지는 몰라도, 어쨌든 결론적으로 나는 목에 있는 걸 싹 제거했다는 기쁨보다

뭔가 당한 것 같은 찜찜함에 밤새 몸부림을 쳤다. (지금 이 글을 쓰고있는 이유)

 

다음날 무료로 재생레이저 치료를 해준다기에 갔는데 (역시나 대기0명)

시술부위를 살펴보고 정말 레이저치료 같은걸 받을줄 기대했던 것과는 달리

젤네일 받고 말리는 LED조명기 같이 생긴 아이를 켜서 목에다 얹어주셨다.

나같이 덩치가 작은 사람이 아니면 절대로 그렇게 어깨를 구겨넣을 수도 없었을 것이다 ㅋㅋ

 

선생님께서 오셔서 보시곤 염증이 좀 있다고 항생제 처방을 해주시겠다 했고

내가 간지럽다고 하니 그 약도 함께 처방해준다고 하셨는데

얼마나 가려운지 강중약 중에 밤에 잠을 못잘정도로 간지럽냐 약간 간지럽냐 하셔서

약간 간지럽다고 했는데 사실 병원 다녀오면서부터 미친듯이 더 간지러워져서

약이라도 안받아왔으면 어쩔뻔했나 싶기도 ㅎ;

(어차피 비급여 처리되어 약값도 비싸긴했음)

 

난 어제의 억울함에서 마음을 좀 풀어보고자 선생님께 

내가 사정상 1년 내로 다시 재방문이 어려운데,

재시술이 필요할 때 꼭 1년내로 와야 무료재시술이 가능한지를 여쭤보았다.

선생님은 이건 재시술은 없는거라며 현재 있는 걸 제거한 거지, 

앞으로 생길꺼까지 보장할 수는 없다 라는 말씀을 하셨다.

어제 간호사님이 따로 보여주신 안내지에 일반점은 1년까지 재시술무료라는 내용이 있었는데

아무래도 일반점만 재시술이 무료인 모양이었다.

(어제 분명 점도 제거했다 하셨는데 선생님은 그냥 쥐젖을 기준으로 일단 안된다고 얘기하신 것 같다)

 

사실 난 1년이 아니라 특별한 일이 없는 이상 (자리 잡으려면) 한동안 한국에 오기 어려울 것이라서

정말 재시술을 생각하고 물어본 것은 아니었고, 그렇게라도 이 벌집이 된 내 목에 대한 울분을

조금이나마 잠재우고 이렇게 된 상황에 대한 좋은 점을 찾아보고 싶었던건데

재시술 이란게 어차피 없으면 도대체 관리도 힘들게 이 많은 걸 다 한번에 빼야할 이유가 더욱 없었다.

제거했는데 다 안빠져서 다시 올라온다던가 하는 건 없냐는 질문에 그런건 없다 아예 새로 나는거다 하셨지만

글쎄.. 한번에 다 빠지지 않아서 재발하는 경우가 정말 절대로 없을까? ㅠ (다른 데선 많이 있다고 봤는데 ㅠ)

 

그 재생레이저라 불리는 빨간 빛을 쏘이고 있을 때,

나보다 연배가 있으신 어머님 한분이 레이저실로 들어가셨고

본의아니게 난 가만히 누워 안의 상황을 엿들을 수 있었는데

어머니는 큰거 위주로 제거하기를 선택하셨던 것인지는 몰라도

어제 나 시술하실 때와는 사뭇 다른 여유로운 템포로 

하나아~ ..... 두울~ .... 하는 카운트 소리가 들렸고

약간의 pause 이후 이제 중간사이즈 합니다 하면서 또 카운트 시작

어머님은 총 24개를 제거하셨고 선생님이 5천원씩 12만원이라고 알려주셨다.

 

후암.. 20개 이상 5천원이면 어제 나한테 하신 설명과도 다르고

이건 그냥 선생님 마음대로, 그야말로 부르는 게 값인 것 같은 느낌.

뭐 그분은 정말 제거할 게 많이 없었을 수도 있고,

10년 단골 손님일 수도 있지만 ㅡ.ㅡ 그래도 뭔가 unfair하다는 느낌도 들고

나도 딱 저정도만 제거할 생각이었는데 싶어서 기분이 더 착잡해졌다.

 

어제 집에와서 다시 쥐젖제거 비용에 대한 걸 찾아봤을 때

갯수당 단가를 매기는 건, 일반적인 내용 같았고, 

얼굴 전체와 목 전체를 다 하는걸로 해서 30만원에 하셨다는 후기도 보았다.

그치만 정말 그분은 내가 목에 한 것 + 얼굴에도 그만큼 하셨고 (얼마나 고생하셨을지 ㅠ)

미리 그렇게 하기로 합의를 하고 하신걸테니 문제가 없지만

아무리 생각해봐도 나는 내가 원하는대로 된 것이 아니니 불합리하게 느껴졌다.

(사실 동네 맘까페 댓글에서 본 곳은 10만원 언저리에 전체 했다는 걸 보고 예산을 잡아서 더 충격이긴했음) 

 

어제 잠을 자면서도 귀 뒷 부분은 베개에 계속 쓸렸고,

내가 가진 것중 가장 앞 부분이 여유있게 내려오는 옷을 입었지만 더 아래쪽 시술한 자국이 옷에 닿아

더 빨개지는 것 같아서 문의하면서

간호사님께 도저히 내가 안보이는 뒷부분에 내가 가져간 습윤밴드를 좀 붙여달라고 요청드렸더니 (혼자라는 서러움 ㅠ)

잘라서 붙이기가 힘드니 가지고 있는걸로 붙여주신다고 붙여주셨는데

재생연고 땜에 전체적으로 너무 미끄럽기도 하고, 붙여주신 패치가 너무 작고 약해서

집에와서 보니 전체적으로 벌렁벌렁 다 날리고 있어서 집에 가지고 있던 패치로 

붙여주신 위치를 참고하여 다시 작업.

 

아무리 생각해도 이 상태로는 갑상선초음파 할 때 너무 자극이 될까 걱정되서

목 전체에 습윤밴드 붙이고 초음파가 가능한 지 병원에 문의했는데 안된다는 답변을 받고 ㅠ

그렇다면 안내받은대로 한번 붙여서 10일 이상 저절로 떨어질 때까지 놔둘 수 없는 상황에서

5~6일만 붙이고 있다 떼도 괜찮을지, 아니면 아예 안붙이는 게 좋을지도 여쭤봤는데

예상외로 선생님이 붙이는게 재생연고 바르는 것보다 더 낫다는 대답을 하셨다.

동영상에서 재생연고 바르는게 기본이고 원하면 붙이라는 기조로 말씀하셔서

난 편의를 위해 붙이고 싶다면 붙여도 되지만 연고가 낫다 라는 건줄 알았는데 

듀오덤 같은 제품을 사비로 구매해야 하기에 그렇게 안내하신 거였던 것 같다.

 

붙이는 게 좋은 줄 알았다면 진작에 더 준비해두는 건데 

맘 같아선 목 전체에 통째로 크게 붙여버리고 싶었지만

워낙 퍼져 있어서 집에 있는 걸로 다 커버가 안될 것 같아서 2장 넘게 잘라서 내 목에 누덕누덕 

엄청 오랜 시간 작업하면서 또 한번 울화가 치밀어 올랐...지만

이미 벌어진 일. 어쨌든 난 100번 넘는 구령(?)에 맞춰 레이저에 살을 태웠고, 결제도 이미 했고

내 목은 이미 벌집이 되었고, 난 이걸 다시 예전의 뽀얀(?) 피부로 돌려놓아야 한다 ㅠ

 

손으로 만지면 안되는건데 사실 붙이면서 족집게를 쓴다고 했지만 어쩔 수 없이 손도 많이 닿은 것 같다.

역시 크게 붙이던, 작게 붙이던 발라둔 재생 크림&진물 등으로 잘 접착이 되지 않기도 하고

목이 어쩔 수 없이 접히는 부분이다 보니 벌렁벌렁 일어나기도 해서 계속 눌러주면서 

가려움증을 참고있다 ㅠ 입맛도 없는데 겨우 라면을 하나 끓여먹고 약을 먹었는데 제발 효과가 있길.

선생님이 약먹고 월요일에 다시 나오라고 하셨지만 

이미 어떤 건지 알아버린 재생레이저치료 라는 것에 큰 기대감이 없어졌고,

한번 외출하고 돌아오니 연고 발랐던 부분이 풀처럼 작용해서 온갖 먼지들이 목에 들러붙어있었고;;

옷이나스카프가 시술부위에 닿은 것도 더 악영향을 끼치는 것 같고해서

일단은 안나가는게 상책이다 라는 결론을 내렸다. 

 

사실 다 떠나서 시술 받은 부위가 색소침착 등으로 뭔가 자국이라도 남게 된다면?

으.. 절대 상상하기도 싫은 일인데 그게 지금의 가장 큰 걱정거리다.

자외선차단제 도포하라고 되어있는데 밴드 붙이기 전에도 도저히 썬크림 바를만한 상황은 아니었다.

뗐다 붙였다 하는 게 안좋다고 하지만 ㅠ 내일 붙어있는 상태를 보고

급히 스마일배송으로 주문해서 내일 도착하는 듀오덤을 다시 붙여주던지 해야겠다.

 

어무니가 너 그래가지고 갑상선초음파 하면 안좋을것 같은데 검진 미루라고 성화셔서

결국 검진날짜도 이사하기 얼마전으로 다시 미뤘다. ㅠ

그리고 받았던 안내지를 다시 살펴보니 1개월동안 문지르는 것도 금지라고 되어있는데

선생님은 무슨 생각으로 일주일 후 갑상선 초음파가 가능하다고 하셨던건지 모르겠다;

다른 병원에 문의했을 때 물 넣는것 10일~2주는 하지 말아야 한다고 분명 말했는데 

난 그냥 급한 마음에 괜찮다는 선생님 말을 믿고싶었나보다. 

 

피부과전문의라는 타이틀을 너무 믿은 것도

조곤조곤 설명하시는 그 말투를 신뢰하기로 한 것도 

다 내가 너무 순진했던 것 같다.

사실 그 레이저시술이라는게 피부과의사여야만 할 수 있는고난이도의 스킬도 아니고,

오히려 레이저 경험이 많은 분일 수록 더 잘하실 것 같다는게 지금 생각이다.

 

이거 때문에 부모님 댁 가는 것도 힘들고, 

여권사진은 아무래도 포기해야 하지 않을까 싶고,

헤어라인 가까이까지 하시는바람에 감염이 걱정되어 머리도 못감는게 짜증나고

신경쓰임+간지러움으로 너무나 괴롭지만

무엇보다 마음이 답답해서 견딜수가 없어서

이렇게 누가 궁금해하지도 않고 물어보지도 않을 피부과 이야기를 길게 썼다.

뭐 그렇다고 그 피부과를 저격하기 위함은 아니라서  특정될만한 내용은 적지 않았고

내가 무슨 대단한 영향력을 가진 블로거도 아니기에 

그냥 조용히 묻히게 될 글일 뿐이지만,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소소한 사건일 수도 있겠지만,

 

나는 억울하거나 불합리하다고 생각하는걸 참기가 힘든 사람이고

이렇게라도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해야 마음이 좀 풀릴 것 같아서

내 마음을 지키기 위해서 썼고, 사실 쓰면서 실제로도 아주 조금은 나아지기도 했다.

아니면 내가 너무 괴로울 것이니 이렇게 포기하는것 또한 나의 자기방어 기제인 것 같다.

 

사실 캐나다에 가면 이렇게 답답하고 억울한 일들을 아마 많이 만날 것이다.

언어의 한계에서 오는 것일 수도 있고, 오해나 문화의 차이에서 올 수도 있고.

그걸 이렇게 다시한번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려나...

일단 난 그저,

내 피부가 제발 정상적으로 잘 돌아오기만을 바란다.

수개월 후에 이런 나의 걱정이 기우였다고 글을 쓰게 될지,

수년 후에 다시 이 의사선생님을 욕하며 내가 신뢰하는 강남의 선생님께 찾아가게될지 ㅋ ㅠ

젊은 날엔 젊음을 모르고

피부가 이렇게 소중한 것인지 미처 깨닫지 못했다 흑

 

계속 간질간질 하는 감각이 나를 괴롭히고있지만,

더이상 이걸로 자꾸 깊게 묵상하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

내 시간도 너무 아깝고 할일도 많고

내 마음의 평안을 간절히 원한다...

 

그래도 목을 가릴 수 있는 겨울에 캐나다에 가는 것이 다행이다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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