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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먹고사는이야기

피코크 마라탕 찐후기 : 맵찔이 절대 도전금지 (feat. 신세계푸드 쿠폰)

by JoyDream 2021. 10.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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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솔직히 말하면 맵찔이 뿐만 아니라 이걸 먹겠다는 사람 모두를 말리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아서

포스팅을 안할 수가 없었다. 쓰린 배를 부여잡고 쓰는 피코크 마라탕 내돈내산 찐후기 시작.

 

알만한 사람은 다 알았던 신세계푸드 스마트스토어 만원쿠폰 행사.

이게 스토어 찜하면 만원이상 구매시 만원할인 쿠폰이었어서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었고,

이런 핫딜을 놓칠리가 없는 나도 주문을 했다. (2만원이상 무배)

 

그런데 알고보니 그게 담당직원의 실수로 발생한 해프닝이었다는 것이 이후 밝혀졌고

일부 주문고객들은 해당 담당직원을 걱정하며 주문을 취소하기도 했지만 

신세계푸드는 대인배스럽게 해당 쿠폰 사용건들을 모두 책임지고 배송할 것을 약속했다.

그렇게 9월2일 주문했던 건이 추석을 지나고 주문한 기억도 희미해진 약 한달여만에 9월의 마지막날 도착했다.

 

큰 아이스박스 두개로 나뉘어 배송되어 의아했는데 냉동과 냉장제품을 분리하여 배송한 모양이다.

어쨌든 이 3가지 아이템 중 내가 얘기하고자 하는 아이는 이 뻘건 아이.

 

난 사실 매운 음식을 즐기지 않는 편이다.

하지만 중국에서 먹었던 마라샹궈나 마라탕의 얼얼한 맛은 그래도 나쁘지 않았다.

고수는 싫어해서 음식점에 가면 항상 '부야오 샹차이'를 강조했었지만

매우 중국스러운 맛인 마라는 꽤 먹을 만 했다.

(사실 이웃나라여서인지 중국음식 대부분이 한국사람 입맛에 잘 맞는 것 같다.)

 

난 사실 마라탕보다는 마라샹궈를 더 좋아하는 편이고

어쨌든 요즘 키토제닉은 저멀리 멀어졌고 저탄고지 지향 혹은 당질제한식 정도로 많이 타협하고 있던 나지만

이런 가공식품 자체도 심하게 더티키토 범주이긴해도 느끼하지않은 빨간 국물이 그리웠던 것 같다. 

일전에 마라소스만 사서 마라샹궈는 여러번 해먹었는데 데우기만 하면 되는 마라탕이니

고기랑 야채 추가해서 먹으면 되겠다 싶었다.

 

그런데 국물이 좀 많이 빨갛다고 생각했을 때 진작에 알아차렸어야 했다.

물을 더 추가하고 팽이버섯, 다듬송이버섯을 넣어 끓인 후에 국물을 맛보았는데... 헉..

이건 도저히 먹을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을 더 추가하고 사놓고 거의 사용하지 않았던 알룰로스도 넣고

자연적인 단맛의 추가를 위해 양파도 왕창 넣고

순두부찌개에서와 동일한 역할을 해주길 기대하며 계란도 두개 깨서 풀어주었다.

국물은 절대 먹을 수 없다는 것은 이미 잘 알고 있었기에 건더기만 건져 담아놓고 의자에 앉았다.

 

일부 건져 담고 남은 국물의 빛깔이 사태의 심각성을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는 한입... 

 

이건.. 정말이지 도저히 사람이 먹을 수 있는 정도가 아니었다. ㅠ_ㅠ

한입 먹자마자 입안에 불이 나는 것 같다는 식상한 표현만으로는 부족할만큼 충격적인 맛이었는데

부모님 댁에 사드린 구구데이 세트 중 아이스크림 하나가 마침 내게 있던 것이 천만다행이었다.

출처: 굿아이스크림 스마트스토어

사실 아이스크림 하나만으로는 쇼크를 받은 내 혀를 달래기에 부족했다. ㅠ_ㅠ

이 지경이니 이 음식은 당장 음쓰행이 되어야 마땅했지만

뭔가 이상한 오기 + 이 뻘건 지옥같은 맛에 희생된 내 식재료가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국물을 다 씻어내고 먹으면 그래도 먹을 수 있지 않을까 하고 생각했다. (왜 그랬을까..)

 

일단 그릇에 있던걸 체에 걸러 헹군 비주얼... 음;;

씻어내고 보니 굉장히 짬(?)스러운 비주얼이었다.

일단 당장 눈에 띄는건 일부러 색을 입힌것마냥 곱게 착색된 팽이버섯 대가리(?)들.. 하핫

냄비에 있는 나머지도 모두 물에 씻어내고 사골을 넣어 끓이기로 했다.

 

 

냉동실에도 사골팩이 있었지만 녹이려면 시간이 걸릴듯 해서 

키토 시작 후에 먹지 않고 두었고 사골농축액을 하나 까서 물과 함께 넣어주었다.

탄수인들을 위해 사용 후 먹지도 버리지도 못하고 냉장실에서 자고있던 스팸도 좀 잘라 넣었다.

 

주황색 팽이버섯이 여전히 시강이긴 해도

훨씬 부드럽게 톤다운된 비주얼에 마음이 다시 놓였다.

국물맛을 보니 사골농축액 덕분에 훠어어얼씬 eatable해진 것 같았다.

(최소한 이때까지는 그렇게 믿었다.)

 

매운 맛 자체는 확실히 좀 빠지긴 했지만

혀를 마비시키는 듯한 그 얼얼한 통증은 순해보이는 비주얼에도 여전히 그대로라는 걸 먹으면서 깨달았다.

그리고 지금 난 예상했던 대로 배가 쓰리고 아프다... ㅠ_ㅠ

 

이런걸 왜 팔고 있고 또 왜 사먹는지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데

내가 샀던 상품은 현재 판매중지 된 상품이라

다른사람의 리뷰를 볼 수도 내가 쓸 수도 없어서 검색을 좀 해봤다.

이 맛을 즐기고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에 1차로 놀라고

심지어 아이들이 좋아한다는 어느 리뷰를 보고 기겁을 했다.

분명 내가 먹은 것과는 다른 음식일꺼라는 굳은 믿음이 생겼다.

다른 사람들이 찍은 사진은 아무리 봐도 김치찌개 정도의 컬러이고

충분히 먹을만한 수준의 맛이었을 것으로 보이기도 했다.

 

배송된 아이스박스의 상품명은 <피코크 마라탕 리뉴얼 600g> 이라고 적혀있었다.

리뉴얼 버전이라고? 리뉴얼 되기 전이 아니고?

어쨌든 여전히 난 이 상품은 내가 받은 게 공정상의 문제로 잘못 나왔거나 하는

분명 문제가 있는 상품이었다고 굳게 믿고있다.

 

한국에 매운맛을 위한 매운맛 음식들이 많은 것을 알고 있지만

이건 정말 그 수준을 넘어선 맛으로 고문을 위한 것이 아닌 이상

이걸 사람이 먹으라고 만들었을리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스크림을 성난 내 위장에 들이부어주어야 했지만

안타깝게도 내게는 더이상 남은 게 없다고 좌절할 무렵,

문득 오래전 사놓고 역시 키토 이후 먹지 못하게(?) 된 이디야 토피 넛 라떼가 생각났다!

Thank God!!!!!

 

물은 적게 부어야한다는 사실을 다시 되새겼지만 결국 물을 많이부어 어쩔수없이 스틱 하나 더 추가.

이미 배가 터질듯이 물을 많이 들이켰지만

사실 이 아이들 덕분에 지금 이렇게 정신을 차리고 글을 쓸 수 있음에 감사.. ㅠ_ㅠ

남은 건 물론 당연히 음쓰가 되었고 식사라고 하기엔 분명 부족했지만

물로 인한 포만감 + 충격받은 혀와 위가 파업을 선언해서 도저히 뭘 더 먹지 못하겠다.

 

위의 나의 개인적인 시식평은 내가 단지 매운 맛에 약하기 때문이 아님을 다시한번 강조하는 바이며

(일전에 마라샹궈 만들었을 때도 부모님은 맵다고 거의 드시지 못했는데 사실 내겐 전혀 맵지 않았다.)

마라탕의 맛을 잘 알지 못해서도 아님을 밝힌다. (약 두 달 X 2회의 중국 체류 경험 있음)

 

여전히 이해는 가지 않지만 내가 먹은 것과 같은 이름과 패키지를 가졌지만

속이 다른 그 상품이 있다면 그걸 좋아하는 사람도 있다는 전제하에 

내가 절대 먹지마세요! 라고 할 수는 없을 것 같으니

이 글로 최소한 경고의 메시지라도 전달하고자 했다.

 

맛있으면서 아프지 않고 건강한 음식을 먹읍시다 여러분!

 

+추가수정으로 덧붙이는 글>

시간이 지날수록 복통이 점점 더 심해지고 있습니다.

오늘 밤 잠은 제대로 잘 수 있을지도 의문이네요.

이럴땐 어떻게 해야할까요.. 괴롭... 엉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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